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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Life / Jul, 2017

멍덕 VS 냥덕 플레이스

멍덕 VS 냥덕 플레이스

어떤 대상에 심취해 그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파헤치고 연구하며 수집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소위 ‘덕후’라고 부른다일본의 문화적 현상인 ‘오타쿠’로부터 파생된 이 단어는 반려동물의 세계에서도 예외가 없이 적용되어 강아지에게 심취한 자들은 ‘멍덕’고양이의 경우 ‘냥덕’이라는 말을 탄생시켰다.

 

멍덕과 냥덕의 행동 패턴은 비슷하다덕질 1단계의 그들은 SNS를 통해 관련 계정을 팔로우 하고 귀여운 짤을 수집한다. 2단계의 그들은 그 와중에 특정한 종()에 심취해 하나의 견종이나 묘종에 대해 깊이 파헤치기 시작하고 그 종과 관련된 책과 피규어 등 물건을 수집하기 시작한다하지만 여기까지는 아직 초급 단계다마침내 실제로 반려동물을 들이고 나서야 본격적인 덕질의 심화 단계인 3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그리고 모든 희로애락의 과정을 거친 뒤 진정한 가족으로서 반려동물을 인정했을 때, 그들은 덕질의 최고 단계인 4단계에 도달한다.    

 

당신이 만약 덕질 4단계에 이르고 싶다면그들이 단지 귀여운 무언가가 아닌 하나의 생명체라는 것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여기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사람 혹은 어떤 이유로 반려를 유예하고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다시 한번 반려동물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공간들이 있다우리는 이곳에서 반려동물을 대하는 자세를 배우고, 그들에 대한 진심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함께 살아가는 ‘동물’ 이상의 ‘가족’으로서 그들을 대하는 자세를.

 

 

냥덕 PLACE동숭동 고양이책방 ‘슈뢰딩거’


▲슈뢰딩거의 간판을 찾아 오세요

혜화역 2번출구 마로니에 공원 뒤편을 따라 계속 올라가다 보면처음 보는 사람이 낯설어 먼 발치에서 경계하는 고양이처럼 ‘슈뢰딩거’가 나타난다. 1년 전 숭인동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이곳은 올해 4월에 막 동숭동으로 둥지를 옮겼다번잡스러운 역 주변과 떨어져 언덕 위에 멀뚱히 자리잡은 모습이 흡사 고양이 같다공식적으로 슈뢰딩거는 ‘고양이 책방’으로 알려져 있다고양이 사진집이나 일러스트북부터 시작해 길 고양이들의 삶을 다룬 책,집 고양이의 반려일기까지 다양한 고양이 관련 서적이 모여있다그 중에서도 이곳의 주인인 책방지기 김미정씨가 가장 신경을 쓰는 섹션은 ‘펫 로스’와 ‘동물권’에 관한 책이다



“처음 책을 고를 땐 ‘고양이만 있으면 무조건 가져와야지’ 하고 생각했는데알고 보니 ‘고양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책이 국내에만 3천권 가량 있더라고요그래서 혹시라도 팔리지 않으면 소장할 책만 고르고 골랐어요여기 있는 책들은 모두 직접 읽어 보고마음에 담은 책들이랍니다그 중에서도 특히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분야는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잃은 이들을 위로하는 펫 로스 분야에요동물권과 펫 로스에 관한 책은 계속해서 늘릴 계획이에요.   

▲책을 정리하는 책방지기의 모습

슈뢰딩거는 고양이에 관한 책과 굿즈 외에 고양이와 관련된 또 하나의 콘텐츠가 있는데 바로 ‘냥덕’들을 위한 클래스다저자 사인회해외 원서 읽기 클래스펫 로스 독서 모임 등 책과 관련된 클래스를 비롯해 고양이 드로잉이나 자수요가 등 외부 강사를 초빙해서 진행하는 클래스도 개설 예정이다.가장 반응이 좋은 원서 읽기 클래스의 경우 현재 일본어 강사와 함께 진행되고 있으며 향후 영어프랑스어중국어 원서 읽기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고양이는 사람에게 친화적이지 않고 독립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내가 원하는 대로 따라주지 않으니까요좋고 싫음이 분명하고불러도 오지도 않으며때로는 혼자 있고 싶어 하죠어떨 때 보면 꼭 사람 같기도 해요그래서 고양이와 같이 살 때는 동물을 키운다는 것보다 동반자로서 함께 살아간다는 느낌이 커요우리는 주인과 반려동물이 아니라 서로를 인정하고애정하고아끼는 삶의 동반자죠. 

▲책방지기의 추천도서. 왼쪽부터 <안녕, 초지로> 고이즈미 사요 作, <둘이면서 하나인> 고경원 作, 고양이와 함께 나이드는 법 핫토리 유키 作

멍덕 PLACE|삼성동 ‘메이킷’

▲안은영 메이킷 대표의 반려견이자 브랜드 마스코트인 '모모'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노즈워크’나 ‘킁킁매트’, ‘펫토이 키트’ 라는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어디에서나 판매하는 기성품이 아니라 직접 주인의 체취를 담아 반려견에게 선물하는 DIY 키트로 유명한 펫토이 브랜드 ‘메이킷’의 제품들이다보기에도 예쁜 컬러와 디자인의 펫토이를 직접 만들어서 선물할 수 있다니강아지를 가족처럼 사랑하는 견주들에게 이처럼 달콤한 제안이 또 있을까.

 

삼성동에 위치한 메이킷 쇼룸은 단순히 판매 제품을 진열한 일반적인 쇼룸과는 조금 다르다이곳의 선반 위엔 만들어진 기성품 대신 실과 바늘패브릭 등이 빼곡하게 놓여 있다메이킷 쇼룸에서는 매주 2~3 견주와 반려견이 함께 참여하는 클래스가 열리는데브랜드 대표 제품인 킁킁매트펫토이를 만드는 클래스부터 위생미용아로마도그 트레이닝 클래스까지 다양하다

▲왼쪽부터 모모, 안은영 대표, 전다희 실장

메이킷은 전시공간 디자이너였던 안은영 대표와 패션 디자이너였던 전다희 실장의 만남을 통해 탄생했다. “가죽공예 클래스에서 처음 만났어요둘 다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하고강아지를 키우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죠우리가 손으로 만든 펫토이를 반려견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다른 견주들도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그렇게 카페에서 소규모로 진행해오던 클래스가 점점 커져서 ‘메이킷’이라는 브랜드가 탄생하게 됐죠”

   

작년 5월부터 시작된 클래스는 쇼룸을 오픈한 이후로 점차 펫토이에서 아로마미용훈련 수업까지 카테고리가 확장됐다최근 가장 반응이 좋았던 클래스는 셀프 미용 클래스혼자서는 하기 어려운 셀프 미용을 전문 강사의 지도 아래 도움을 받으며 할 수 있어 견주들의 반응이 좋았다고향후 도자기 식기 만들기 등 새로운 내용의 클래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셀프 미용 클래스와 아로마 클래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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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Juney

photo jjoo, sueok, ingd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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